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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누가 별들을 훔쳐 갔나>: 사라진 밤하늘과 빛공해가 빼앗아간 우리의 추억

by 최미화 2026. 8. 5.

빛의 과잉이 가져온 문제점을 제시하며 불필요한 조명을 줄여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합시다. 

박연호 글

 

<책내용>

스페인에서 천문학자, 천체 관측 동호회 회원, 환경 운동가들이 주도한 시위대가 과도한 빛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결과, 스페인 주요 도시는 불필요한 조명을 자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빛의 과잉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없고, 심각성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도시는 물론 시골까지 빛이 과잉된 상태이며 과도한 조명 사용으로 천문학 연구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인공 빛 덕분에 인류는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켰으나 빛을 지나치게 많이 생산하고 낭비함으로써 잠을 빼앗겼고, 생물들은 생체 리듬을 잃게 되었습니다. 불필요한 빛의 사용을 자제하여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해야 합니다. 

 

<누가 별들을 훔쳐 갔나?>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이 보이시나요? 현대의 번화한 도시 속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빌딩의 불빛, 그리고 빽빽하게 들어선 가로등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작 하늘을 수놓아야 할 별들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박연호 작가의 저서 《누가 별들을 훔쳐 갔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단순히 공기가 오염되어서, 혹은 기후 변화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너무 강한 인공조명 뒤에 숨겨져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책을 통해 깨달은 빛 공해의 실태와 더불어, 제가 살아오며 직접 겪었던 밤하늘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경험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1.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밤하늘과 '개밥바라기'의 추억

책의 서두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초등학교 4~5학년 무렵, 시골에서 보냈던 어릴 적 추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해가 지고 나면 온 세상이 어둠에 잠겼고, 밤하늘은 그 자체로 거대한 우주였습니다.

하루는 어머니와 함께 밭에서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머리 위로 펼쳐진 수많은 별을 바라보면 마음이 금세 평온해지곤 했습니다. 그때 밤하늘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엄마, 저 별은 왜 저렇게 혼자 밝게 빛나?"

제 물음에 어머니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그 별이 바로 '개밥바라기'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녁 무렵 집에서 개밥을 줄 때쯤 떠오르는 별이라 해서 붙여진 정겨운 이름이었습니다. 훗날 학교에서 그 별이 금성(Venus)이라는 것을 배웠지만, 제 가슴속에는 여전히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따뜻한 시골길과 개밥바라기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그러한 풍경을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밤이 되어도 낮처럼 밝은 도시의 인공 조명 때문에 어릴 적 마주했던 밤하늘의 감동은 오직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유물이 되어버렸습니다.


 2. 경주 첨성대에서 다시 마주한 별, 그리고 행성으로서의 금성

도시의 빛공해 속에서 별을 잊고 살아가던 중, 작년 겨울 경주 첨성대로 별보기 체험학습을 떠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손발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날이었지만, 하늘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맑고 깨끗했습니다.

도심의 과도한 불빛에서 벗어나 첨성대 앞 들판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은 실로 장관이었습니다. 눈으로도 겨울철 밤하늘을 대표하는 별자리들을 또렷하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북두칠성과 북극성: 밤하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또렷한 별빛
카시오페아자리와 오리온자리:겨울철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대표적인 별자리들

특히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천체망원경으로 금성을 직접 관찰한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교과서나 과학 서적을 통해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고, 금성은 태양 빛을 반사하는 행성이다"라는 지식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 별은 그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점'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망원경 렌즈 너머로 마주한 금성은 놀랍게도 마치 '작은 달'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위상 변화에 따라 눈썹 모양처럼 깎여 보이는 금성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엄청난 충격이자 감동이었습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우주의 신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그 순간은, 빛공해로 가려져 있던 밤하늘의 진짜 얼굴을 되찾은 듯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3. <누가 별들을 훔쳐 갔나>가 경고하는 빛공해의 참상

박연호 작가의 <누가 별들을 훔쳐 갔나>는 단순히 사라진 별에 대한 감성적인 아쉬움만을 토로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인공조명이 인류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 즉 '빛공해(Light Pollution)'의 위험성을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무분별하게 켜진 밤시간의 조명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1. 생태계 교란: 야행성 동물들은 인공 조명으로 인해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짝짓기와 새끼 먹이 주기 같은 본능적인 활동에 큰 방해를 받습니다.
2. 농작물 피해: 가로등이나 도로변의 밝은 불빛은 도로변 농작물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여 결실을 맺지 못하게 만듭니다.
3. 천문학 연구의 제약:  도시의 불빛이 하늘로 산란되면서 망원경을 통한 천문학자들의 우주 관측 및 연구에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4. 인간의 건강 위협: 밤늦게까지 노출되는 인공 조명은 인간의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생체 리듬을 깨뜨려 각종 현대병의 원인이 됩니다.

책을 읽으며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밤을 밝히기 위해 켜둔 불빛들이 단순히 별을 가리는 것을 넘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수억 년 동안 맞춰온 생체 리듬을 무참히 깨뜨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4. 별을 되찾기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

우리는 편의와 안전이라는 명목하에 필요 이상의 인공조명을 남용해 왔습니다. 밤을 낮처럼 밝히는 것이 문명의 발전이라 믿었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계의 건강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빛' 역시 하나의 오염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때입니다.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되돌려주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빛공해 방지 법안 마련과 함께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절실합니다.

o  밤늦은 시각 불필요한 야외 조명 줄이기
o  암막 커튼을 활용하여 외부로 새어 나가는 불빛 차단하기
o  하향식 가로등 설치로 하늘로 퍼지는 불빛 최소화하기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바라보았던 그 '개밥바라기'의 따스함, 그리고 경주 첨성대에서 느꼈던 밤하늘의 웅장함을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다시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밤다운 밤을 되찾는 것, 그것이 바로 빼앗긴 별들을 다시 우리의 하늘로 불러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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