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학>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는 인간애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치안 대원으로서의 역할과 어린 시절 친구라는 역할 사이에서 겪은 갈등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어떤 선택이 옳았을지에 대하여 근거를 들어 토론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성삼이 겪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여러 가지 사회적 지위 속에서 역할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일상생활 속 역할 갈등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글로 써 봅시다.

[작품 들여다보기]
<학>은 남한과 북한이 우익과 좌익으로 나뉘어 서로 죽고 죽이는 정쟁을 벌였던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민족의 상징인 '학'을 통하여 화해로 풀어내는 작품입니다.
성삼이와 덕재는 서로 다른 이념으로 갈등을 겪지만, '학'이라는 상징물을 통해 사상과 이념의 갈등을 해결하고 인간애를 실현합니다. 소년시절 학을 풀어 주었던 것처럼 덕재를 놓아주는 성삼이의 모습을 통해 이데올로기에 왜곡된 인간을 구원하는 힘은 인간의 순수한 마음뿐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삼팔 접경의 고향 마을에서 치안대 소속인 성삼이 치안대 사무소에 붙잡혀 있는 옛 친구이자 농민 동맹 부위원장 출신인 덕재의 호송을 맡습니다. 고갯길을 걸아가며 성삼은 덕재를 심문하고, 덕재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으며 자신과 똑같은 평범하고 순박한 농사꾼임을 알게 됩니다. 벌판에 이르러 학 떼를 본 성삼은 어린 시절 덕재와 학을 잡았다 풀어주었던 추억을 떠올리고, 학 사냥을 핑계 삼아 덕재를 놓아줍니다.
<6.25 전쟁의 발발>
일제로부터 해방을 기뻐한 것도 잠시, 1945년 8월 해방과 동시에 미국과 소련이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나누어 점령하면서 분단이 시작되었습니다. 38도선은 원래 잠정적인 군사 분계선이었지만 1948년 남과 북에 각각의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국경선이 디어 버렸습니다. 남북은 서로 경쟁하며, 차츰 같은 민족이라기보다는 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945 북한의 수상 길일성은 소련을 방문하여 스타린을 비롯한 소련의 지도자들을 만나 남한을 공격하는 것에 동의를 구하고 이에 대한 협력을 약속받았습니다. 김일성은 이어서 중국 공산당 마오쩌둥과도 만나 남침에 대한 동의를 얻었고, 중국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1949년 6월,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하자 북한의 전쟁 준비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520년 6월 25일 새벽, 소련의 지원을 받은 김일성이 38도선을 넘어 쳐들어옴에 따라 6.25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선전 포고도 없이 쳐들어온 북한군에 의해 남한은 삼일 만에 수도인 서울을 빼앗겼고, 한 달 뒤에는 낙동강 유역까지 후퇴했습니다. 한편, 6.25 전쟁 발발과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소집되어 북한의 남침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유엔군의 파병을 결정하여,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참전했습니다. 인천 상륙 작전을 계기로 남한 측이 서울을 탈환하고 북진하며 전세가 역전되는가 싶었지만, 중국이 대규모의 보병을 파견하며 전쟁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듭니다. 유엔군과 국군은 후퇴를 거듭하며 수도 서울을 빼앗겼다 찾기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북진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원래의 휴전선을 앞뒤로 한 공방전이 계속되었습니다.
공방전이 길어지자 1951년 7월 10일부터 휴전 회담이 시작되고, 결국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에 합의하게 되면서 실질적으로 6.25 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이야기의 흐름 파악하기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6.25 전쟁 중이고 공간적 배경은 38도선 접경의 북쪽 마을입니다. 덕재가 농민 동맹 부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치안 사무소에 잡혀 있었습니다. <학>에서 성삼과 덕재가 이동한 장소를 알아봅시다. 치안대 사무소에서 성삼이 포승에 묶인 덕재를 발견하고 호송하게 됩니다. 동구 밖에서 성삼이 담배를 피우며 덕재와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고갯길을 오르며 성삼이 덕재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고갯마루를 내려오며 성삼이 피란을 가지 않은 덕재의 상황을 이해합니다.
벌에 도착해서는 학을 발현한 성삼이 학 사냥을 하자며 덕재를 풀어줍니다.
이 소설에서는 공간 고저에 따라 갈등의 고저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마을 동구 밖에서 시작된 갈등은 고갯길을 올라감에 따라 고조되다가 고갯길에 이르러 절정에 이릅니다. 고갯마루를 내려서서 학을 보고 과거를 회상하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고, 평평한 벌에 이르러 비로소 갈등이 해소되는 모습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성삼이 덕재를 데리고 동구 밖을 벗어난 후에 어릴 적 함께 밤을 훔치러 갔을 때, 성삼이 밤을 못 가지고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밤을 성삼과 나누어주었던 다정하고 따뜻한 성격의 덕재를 떠올립니다. 심지어 성삼이 덕재를 데리고 가는 동안에 마음이 약해져서 덕재에게 담배를 주고 싶어질까 봐 담배를 피우지도 않겠다고 했습니다. 어릴 적 성삼과 덕재는 학을 좋아하니까 아이들 특유의 호기심으로 학을 가지고 싶어서 학을 잡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사람이 내려왔다는 소식을 들은 성삼과 덕재는 벌로 달려가 학을 풀어주었습니다. 서울에서 온 사람에 의해 자기네 학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에서 학은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고 섰는 것 같은 것'이라고 묘사되어 있습니다. 학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옛날부터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말해 왔기 때문입니다.
역할 갈등
- 하나의 지위에 대해 개인과 집단이 기대하는 역할이 서로 다르거나, 여러 개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기대되는 역할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어 혼란스러운 상태를 말합니다.
<학>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성삼의 행동에 대한 두 학생의 의견과 입장에 따른 근거를 들어봅시다.
성삼과 덕재는 어릴때부터 친한 친구였으니 성삼이 덕재를 풀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다는 의견 :
성삼과 덕재는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였으니 성삼으로서는 덕재를 풀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 할지라도 그 전쟁이 성삼과 덕재 때문에 일어난 것도 아니고 두 사람 모두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한 것도 아닙니다. 덕재가 농민 동맹 부위원장이 된 건 사상 때문이 아니라 순진한 농사꾼이었기 때문이니까 성삼이 덕재를 살려줄 수 있다고 봅니다.
덕재는 농민 동맹 부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성삼은 치안 대원이니까 그렇게 덕재를 풀어준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
성삼이 덕재를 풀어준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예전에 두 사람이 친한 친구였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전쟁 중이고 둘은 다른 편입니다. 그리고 성삼은 남쪽의 치안 대원이니까 북쪽의 농민 동맹 부위원장을 지낸 덕재를 풀어준 것은 자신의 공적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었습니다.
저의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도 6.25 참전 용사이시고, 화랑, 충무 무공훈장을 받으신 국가유공자이십니다. 휴전을 앞두고 전투가 한창일 때 오늘은 남한의 땅이었던 지역이 내일은 북한의 땅이 되는 가운데 병사들은 서로 남과 북에 두고 온 부모와 가족의 소식을 기록으로 남겨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성삼과 덕재가 원하지 않았던 전쟁, 우리 민족이 원하지 않았던 전쟁, 그 전쟁으로 아직도 가슴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빨리 휴전선이 없어지고 부산에서 평양을 거쳐 블라디보스토그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세계여행을 하는 나 자신을 꿈꾸어봅니다.
#학
#역할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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