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낭만적이고 향토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정적인 문체로 허 생원의 애틋하고 운명적인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작품의 정서와 분위기를 이해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없는 아이로 태어나 의붓아버지의 학대 속에 자라난 동이의 입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동이의 어머니처럼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없는지 알아보고,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 봅시다.

<메밀꽃 필 무렵> 줄거리
얼금뱅이에 왼손잡이인 장돌뱅이 허 생원은 평생 여자와는 거리가 멀었고, 나귀를 벗 삼아 떠돌아다닙니다. 허 생원은 어느 여름날 봉평 장에서 장사를 마치고 주막에서 술을 마시다가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주막의 충줏집과 농탕치는 것을 보고는 화가 치밀어 동이를 때립니다. 그러나 동이는 허 생원의 나귀가 줄을 끊으려 하자, 이를 허 생원에게 알리려 달려옵니다. 그날 밤, 허 생원과 조 선달, 동이는 대화 장을 향해 함께 산길을 걷습니다. 좁은 산길을 일렬로 걸어 나가며, 허 생원은 젊은 시절 단 한번 인연을 맺은 성 서방네 처녀 이야기를 합니다. 동이는 처녀의 몸으로 아버지 모르는 아이를 가져 고향에서 쫓겨난 후 의부를 얻어 자신을 키운 어머니 이야기를 합니다. 개울을 건너다 물에 빠진 허 생원을 동이가 업고 개울을 건넙니다. 동이와 함께 제천으로 가기로 한 허 생원은 동이가 자신과 똑같은 왼손잡이임을 발견합니다.
일제 강점기의 상업
1920년대 말 당시 서울의 상권은 일본이 중심의 남촌과 조선이 위주의 북촌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명동과 충무로 일대인 남촌은 일본인 백화점이 중심이었던 반면, 종로 일대인 북촌의 상권은 가난한 조선인들을 상대로 근근이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의 상업계를 대표하던 미츠코시 백화점이 종로 경찰서 자리로 옮겨온다는 소문이 돌자 종로 상인들은 종로마저 일본인들의 차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리하여 1931년 조선인이 경영하는 최초의 백화점이 화신백화점이 종로구에 문을 열었습니다. 화신 백화점에 설치된 엘리베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당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근대 신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재래시장이 일제 강점기에도 여전히 성행했습니다. 특히 오일장은 일제 강점기까지 그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오일장을 중심으로 여러 장을 돌며 장시를 하는 사람을 가리켜 '장돌림', '장돌뱅이'라고 불렀는데, 장돌림이 파는 물건은 소금, 옷감, 화장품, 가죽, 금붙이 등 생활필수품에서 값비싼 물건까지 매우 다양했습니다. 장돌림들은 물건이 많이 나는 산지에서 싼값에 물건을 산 다음 그것이 귀한 곳에 가서 좋은 값을 받고 팔았습니다. 예를 들어 바다 근처 마을에 가서 생선을 산 다음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가서 생선을 파는 식이었습니다. 물건을 가지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돌아다니는 장돌림 덕분에 없던 길이 생겨나거나 좁은 길이 넓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다른 마을의 중요한 소식이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보통 장이 아침 일찍부터 열리기 때문에 장돌림은 주로 걸어서 이동하였고 가다가 주막이 있으면 쉬어 가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 성격. 심리 파악하기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봉평장 장터이고, 봉평에서 대화 가는 길입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계절과 시간은 여름 낮부터 밤늦게까지입니다. 소설의 배경인 여름밤, 그리고 길은 소설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일뿐만 아니라, 소설의 서사가 가능케 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배경이 여름이 아닌 겨울이었다면,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길을 걷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길은 걷기라는 동작과 함께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 허 생원에 대한 정리 해봅시다.
허생원의 하는 일은 (옷감을 파는 장돌림)이고 가족은 없으며 신체적 특징은 왼손잡이이고, 얼금뱅이이며 소심하면서도 정이 많습니다.
허 생원이 충줏집과 농탕치는 동이의 빰을 때렸습니다. 그런데도 각다귀들이 허 생원의 당나귀를 괴롭히자 동이가 허 생원을 부르러 달려왔습니다. 동이에게 심하게 한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참에 자신의 나귀를 위해 헐레벌떡 달려온 동이를 보고 화가 났던 마음이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동이의 마음씨가 가슴을 울렸다. 뒤를 따라 장판을 달음질하려니 게슴츠레한 눈이 뜨거워질 것 같다.
허 생원의 나귀에 대한 묘사를 읽고 나귀와 생김새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나귀는 늙고 초라한 것이 허 생원을 모습과 비슷하고 장동림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긴한 수단이자 이십 년을 함께해 온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나귀는 허 생원과 동반자적 관계로서 외양이나 행동이 서로 비슷합니다. 허 생원과 나귀의 밀접한 연관성은 단순한 외양 묘사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인물이나 사건만큼 배경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달빛에 젖은 메밀밭은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울리는 공간이며, 첫사랑의 인연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가는 장돌뱅이의 애틋하고 운명적인 사연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배경 묘사가 주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이는 아버지를 원망할까요? 그리워할까요?
어릴 때 친정어머니께서는 도토리와 메밀로 묵을 해주셨습니다. 도토리묵은 산에서 토토리를 주워와서 만들어야 해서 메밀묵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서 어머니와 메밀밭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하얀 메밀꽃이 지고 나면 메밀 열매가 열리고 그것을 갈아서 메밀묵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듣고도 믿기지 않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 속의 달 밝은 밤의 메밀꽃 필 무렵의 경치는 상상이 갑니다. 제가 자란 시골에는 5일장이 있어서 장날이면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생선도 사 오시고 새 옷도 사다 주시고, 집에서 기른 호박이나 고추를 팔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소설 속의 봉평장, 대화장터의 분위기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머니께서 해주신 쪽득한 메밀묵은 더 이상 먹어볼 수 없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소설 속의 허 생원의 '산 보람'은 성 서방네 처녀와 하룻밤을 보낸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이와 동이의 어머니는 고향에서 쫓겨나 의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동이의 어머니는 동이 친아버지를 한 번은 만나고 싶어 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과연 동이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1. 동이는 아버지를 원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이 어머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가져 고향에서 쫓겨나고 동이를 낳은 후에는 모자가 의붓아버지에게 폭력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허 생원은 동이 어머니와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비겁하게 도망쳤지요. 이제 와서 아버지라고 나타나는 건 염치없는 일 아닐까요? 내가 동이라면 어머니와 자신을 버려둔 아버지를 원망할 것 같습니다.
2. 이제라도 셋이 만난다면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 생원은 동이 어머니와의 일을 인생의 보람이라고 했고,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정착하여 살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동이 어머니도 동이 아버지를 한 번은 만나보고 싶다는 걸 보면 허 생원을 그리워했던겁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잖아요. 동이도 아버지를 만난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세 사람이 이제라도 만난다면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동이 어머니가 혼자 동이를 낳아 키우면서 참 고생을 많이 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 경제적 빈곤 등 우리나라에서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부모 가정에 지원금을 늘려주고 한부모 가정의 부모가 취업 등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한 명이 두 사람 역할을 다 해야 하는 만큼 탄력근무제 등 직장에서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메밀꽃필무렵
#장돌뱅이
#메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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