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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하늘은 맑건만>감상, 새벽 신문배달 딸이 못 한 말

by 최미화 2026. 8. 8.

“수업 중 불현듯 어릴 적 일이 생각났습니다."

 

글 : 현 덕

 

<글의 줄거리>

책 속의 문기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거스럼돈을 받아들고 고민하다가 결국 잔돈만 숙모에게 갖다 주고 상황을 보라는 친구 수만이이 말을 그대로 따르고 둘이서 남은 돈으로 공이며 쌍안경 등을 삽니다. 그러다 삼촌이 공과 쌍안경이 어디서 난 물건이냐고 추궁을 하자 문기는 수만이가 줬다고 말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공과 쌍안경은 버리고 남은 거스름돈은 고깃간 주인집 안마당에 던져 버립니다. 수만이가 남은 돈으로 환등기를 사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돈을 가지고 나오라고 하자 문기는 사실대로 말합니다. 하지만 수만이는 그런 문기를 믿지 않고 급기야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할 거라며 문기를 협박하기에 이릅니다. 수만이의 협박에 갈등하던 문기는 마루 봇장 안데 있에 숙모의 돈을 훔쳐 수만이에게 주는 잘못을 또 저지르게 되고, 그 돈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채 쫓겨나 우는 점순이 때문에 마음의 갈등은 한층 커집니다.

 

갈등에 시달리던 문기는 자신의 잘못을 선생님께 말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달려오는 자동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납니다. 그 후 병원에서 눈을 뜬 문기는 눈앞에 있는 삼촌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하늘을
떳떳이 볼 수 있음에 마음이 후련해지게 된다는 소설 입니다.

 

1. 하늘은 맑건만, 수업 중 떠오른 어머니

현덕 작가의 단편소설 <하늘은 맑건만>을 읽고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기억 하나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 문기는 거스름돈을 더 받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괴로워합니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결국 삼촌의 돈을 훔치는 지경에 이르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에야 비로소 삼촌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한 문기는 비로소 파란 하늘을 떳떳하게 바라보며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됩니다.

 

문기가 양심을 회복하며 느꼈을 그 후련함과 안도감을 되새기다 보니, 문득 몇 년 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어머니의 얼굴이 간절하게 보고 싶어졌습니다. 문기는 삼촌에게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했지만, 저는 끝내 어머니에게 마음속 고백을 전하지 못한 채 이별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블로그에 글을 적어 내려갈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 묻어두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짙은 안개처럼 밀려오곤 합니다.

 

2.  이불 사이 1~2만원, 고등학교 새벽 신문배달

돌아보면 저 역시 문기처럼 어린 시절 어머니 몰래 부엌이나 이불 사이에 놓인 돈을 슬쩍 꺼내 쓴 적이 있었습니다. 1~2만 원 남짓한 돈을 가져와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사거나 군것질을 하며 얼렁뚱땅 넘어갔지만, 어머니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어머니가 정말 까맣게 잊어버리신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자라고 어른이 되어 돌아보니, 어머니는 딸아이의 철없는 행동을 전부 알고 계시면서도 그저 모른 척 눈감아주셨던 것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용돈을 달라고 떼쓰지 않던 막내딸의 형편과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기에 가만히 품어주셨던 묵직한 사랑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새벽마다 눈을 비비며 신문 배달을 했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스스로 학비를 벌며 바쁘게 살았습니다. 4남매 중 막내였지만 어머니와의 나이 차이가 커서 늘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지켜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살았습니다. 늘 주변에 '착한 딸'로 남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을까요. 어릴 적의 그 사소한 잘못조차 끝내 입 밖으로 꺼내어 시인하지 못했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 끝에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난 지금, 그때 솔직하게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지 못한 것이 가슴 깊은 아쉬움과 후회로 남습니다.

 

3 . 착한 딸이라 말 못하고, 음식으로 대신했다

다시 어머니를 만날 수만 있다면, 이제는 늘 보살펴드려야 하는 무거운 대상이 아니라 친구처럼 편안하게 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릴 적 이불 밑에서 몰래 가져갔던 용돈 이야기를 고백하며 죄송했다고 말씀드리고, 생일날 어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음식에 투정을 부렸던 철없던 제 모습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은 전할 수 없는 고백이지만, 문기가 되찾았던 그 투명한 하늘 아래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죄송한 마음을 조용히 띄워 보냅니다.

 

 

 

 

[결론]
“다시 만난다면 용돈으로 가져간 돈 잘못을 말하고, 생일날 음식 투정부렸던 것도 사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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